세상소식

환경운동가 노무현

양산 작은 거인 2008. 3. 10. 08:47

 

 현재 무직상태인 노무현 전대통령이 어떤 직업을 택할까?

 임기 5년의 제16대 대한민국 대통령직을 끝내고 지난 2월 25일 고향인 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로 낙향한 노무현씨가 앞으로 어떤 일을 할지 많은 국민들이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다.


 전직 대통령으로서 품위유지를 할 정도의 연금도 나오고 비서와 경호원도 있으니 궁핍한 생활을 할 정도가 아니니 정확히 말해 무직이라고 말하기는 어렵고 그렇다고 딱히 내세울만한 일꺼리를 찾은 것 같지는 않다.


 변호사 자격증이 있으나 과거 80년대말에서 90년까지 노동자, 소외시민들을 위해 쌍욕도 서슴지 않던 인권변호사로 되돌아 갈 수는 없을 것 같고 더더욱 정치일선으로 돌아오기는 불가능한 상황이다.


 일부 측근의 말에 따르면 노무현 전대통령은 본격 대선후보로 나서기 전 1990년대 중반, "우리나라에도 로비법이 제정돼야하고 나는 정당한 로비스트로 일하고 싶다"는 뜻을 피력했다고 한다.

 실제로 임기말에 우리나라에도 로비관련법이 제정됐는데 이는 노무현의 과거 의지와 연관이 있을 것이다. 우리나이로 환갑을 갓 지나고 손자를 본 할아버지이니 노인이지만 노무현 전대통령이 고향산천을 벗삼아 은둔자의 삶을 마냥 살지는 않을 것이다.

 

*쇠갈퀴를 이용해 화포천의 쓰레기를 치우고 있는 노무현 전대통령


 그럼 무엇을 할 것인가?

 나는 '환경운동가, 좀더 세부적으로 하면 자연생태운동가 노무현'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


 그가 낙향 10일째만에 외부에 자신을 드러낸 첫공식행사가 바로 봉하마을 인근 화포천 일대에 대한 자연정화활동이다.

  자연생태운동가로서의 첫발을 내딛는 뜻깊은 날이기로 한  이날 부인 권양숙 여사, 김종간 김해시장, 최철국 국회의원, 지역시민단체 회원 300여명과 함께 1시간 가량 쓰레기 줍기를 했다.

 이번 하천정화활동에서는 모두 30여t의 쓰레기가 수거됐다.

 

 *왼쪽 김종간 김해시장, 권양숙 여사와 함께 쓰레기를 줍고 있는 노무현 전대통령


 봉사활동을 나온 주민들과 반갑게 악수도 나눈 자연생태운동가 노무현은 앞으로 화포천과 대포천, 해반천 등 김해지역 낙동강 수계의 하천 일대에 대한 정화활동을 계속할 계획임을 밝혔다.


 필자가 노무현 전대통령이 환경운동가로 왕성한 활동에 나설 것이라는 예측을 하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우선  △농촌인 고향으로의 낙향 △고향주변의 화포천과 대포천 △ 람사르총회의 관심 등을 종합하면 유추가능하리라 본다.


 노무현은 2년전부터 낙향을 결정하고 생가 맞은편 야트막한 야산에 사저를 신축해 대통령 임기를 마치자마자 바로 입주를 했다.

 

 

 

 

*완공하기까지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노무현 사저


 그의 낙향은 서울에 머무르며 계속 정치판에 영향력을 행사하거나 엄청난 재산으로 폼나는 여생을 보내는 상당수 전임 대통령과는 확연히 다른 모습임에는 틀림없는 것으로 보인다.


 현직 기자로 김해시를 출입할 당시 노무현씨가 대통령에 당선돼 봉하마을을 부리나케 다녔던 나로서는 그의 귀향이 개인적인 관심을 끌 수 밖에 없다.

 처음 생가와 봉하마을을 봤을 때 그 초라한 모습이란...


 더욱이 잇따른 설화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았던 그가 낙향 후 국민의 관심을 끌고 있는 점은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현직 대통령 당시의 업적은  높은 점수를 줄 수는 없지만 낙향한 자연인 노무현에게는 후한점수를 주는 분위기를 어떻게 해석해야할까?


 나의 선배는 최근 봉하마을에 관광객이 몰리는 이유에 대해 "노무현이 어떻게 하든지 상관없는 열렬한 지지자(소위 노짱그룹)가 일정숫자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을 했다.


 대통령으로서 유독 국민을 실망시키는 설화가 많았던 노무현은 정치와 일정거리를 유지하면서 자신성의 진정성을 자연생태운동으로서 반증해보일 것 같다.


 그의 행동반경에 낙동강 지류이자 2급하천인 화포천, 대포천, 해반천이 있다.


 먼저 화포천을 보자.

 김해시 진례면 신안리에서 발원해 한림면 금곡리에서 낙동강과 연결되는 유로 연장 21.2㎞의 화포천은 하천 물길과 습지로 이뤄진 유수지만도 316만7천여㎡에 달하고 있다.

 

 

 

 *장마철 장대비가 내린후 습지에 물이 가득찬 화포습지.


 화포습지는 늪지로서의 가치를 전혀 인정받지 못해왔으나 최근 몇 년간 우포늪이나 주남저수지에 버금가는 만큼 자연생태계의 보고(寶庫)로 확인돼 보전 대책이 추진돼 왔다.

 

 국립환경연구원이 지난2002년 화포천 일대에서 자연환경조사를 실시한 결과, 천연기념물 제323호인 황조롱이와 보호 야생동물인 말똥가리와 알락개구리매, 수리부엉이, 남생이가 발견되기도 했다.

 

특히 가시연꽃, 자라풀 등 희귀식물 등 모두 290여종에 이르는 식물이 분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 화포천 어리연꽃 군락지(사진출처-장유사진&사람) 


 화포천은 아픈 수해의 상처가 있다.

 지난2002년 8월초 무려 592㎜의 호우가 내리면서 제방이 붕괴되면서 무려 5억t의 물이 한달 이상 물바다를 이뤘다.

 

 

 

*수해당시 사투를 벌이는 모습.


환경부는 김해시의 건의로 화포천 일대 215만9천여㎡를 습지보호구역 지정을 추진하고 있으나 우선 치수대책 수립을 주장하는 주민반대에 부딪쳐 지지부진한 상태이나 노무현의 생태운동에 탄력을 받아 사업 정상화가 예상된다.


 김해시는 화포천 일대에 60억원을 들여 생태학습관과 생태 체험 관찰로 등의 시설설치 및 정비사업을 벌일 계획이다.

 노무현은 낙향에 앞서 이미 화포습지의 보전계획 필요성을 공감했는데 현재 확보된 사업비 60억원은 분명 노무현이 대통령직에 있는 동안 책정된 것이며 그의 관심사업이라는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나의 생각으로는 일부 언론의 지적처럼 노무현 개인을 위한 사업은 아니지 않나 싶다.  


 다음으로 노무현 전대통령이 활동을 벌이고 싶어하는 대포천은 상동면 일대를 흘러 낙동강 본류와 연결되는 하천이다.

 

 *물이 깨끗한 대포천


 이 하천은 상동면 강재마을에서 매리까지 8.9km 길이의 하천으로 부산·울산·경남의 식수원인 매리, 물금 등의 광역취수장 상류여서 본래는 일찌감치 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됐어야했다.

 그러나 재산권 침해를 우려한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하천수질을 1급수로 유지하겠다는 협약을 정부와 한 후 지속적으로 민간차원의 관리를 하고 있는 수질보전 모범사례로 손꼽히는 곳이다.


 마지막으로 해반천은 김해시가지를 가로질러 서낙동강으로 흐르는 도심하천이다.

 

 

  *어린이들이 놀고 있는 해반천


  해반천은 수량이 부족한 점이 흠이며 김해시가 시민이 즐기는 하천으로 개발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노무현이 자연생태운동가로 활동하게 될 것으로 예상되는 행사가 또 있으니 바로 '2008 람사르총회'이다.


 오는 10월 27일부터 11월 4일까지 창원에서는 '환경올림픽'이라 불리는 '람사르 총회'가 개최된다.

 이 행사는 경남도가 지역에 우포늪과 주남저수지의 이미지를 이용해 유치하게 됐는데 대통령 재임 중이던 노무현씨가 적극지원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경남도가 개최한 관련행사에 2차례나 직접 참석하기도 했다.


 

*대통령 재임시 람사르 관련행사에 참석한 당시 노무현 부부


 지난해10월27일 당시 노무현 대통령 부부는 경남도청 도민홀에서 열린 '제10차 람사르 총회 자원봉사 발대식'에 참석했다.  그의 지금까지 람사르총회에 보인 애정을 감안하면 이번 람사르총회에서 일정한 역할을 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지금까지 나는 다소 장황한 노무현의 자연생태계운동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다. 나는 개인적으로 행사장에서 기념촬영을 한차례 한 것 말고는 그와 인연이 없다. 대통령 재임 중 막말로 국민을 실망시킨 점에 대해 많은 실망을 했었다.


 그러나 자연인으로 돌아와 환경운동을 하는 모습에 대해서는 박수를 보내고 싶다.

 미국의 엘고어 전 부대통령은 부시와의 피말리는 접전 끝에 대통령에 낙선 후 더욱 왕성하게 지구환경을 지키기 위한  운동을 벌인 끝에 노벨 평화상까지 탔다.

 더구나 경남도는 엘고어를 이번 람사르총회에 초청하겠다고 밝혀 새내기 환경운동가 노무현과의  만남이 성사될지 관심사이다.

 미국 지미카터는 대통령 퇴임후 봉사활동으로 재임시 보다 더 큰 칭송을 받고 있다.


 노무현이 국민으로부터 사랑과 박수를 받는 전직 대통령이 될지 그를 지켜볼 것이다.  1회성 또는 잘 보이기 위한 형식적이 아닌 진정성을 가질 때 국민이 오래도록 기억하는 인간 노무현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