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소식

농구장 폐유 투척사건

양산 작은 거인 2006. 9. 12. 13:55
 

 

 모처럼 한가운 일요일인 9월10일 아침. 식구들은 곤하게 자는 사이 살며시 일어나 나혼자 아파트 앞 다방천 둑길을 따라 돌아 양산천 둑길을 산책했다.

 참고로 내가사는 양산신도시 동원아파트는 앞으로 금정산 자락에서 시작된 다방천이 있고 옆의 경남아너스빌 아파트를 지나면 통도사 영축산에서 발원하는 양산천이 시가지를 관통해 자주 운동도 하고 산책도 한다.

 중간에 하천물이 얼마나 맑나 두리번거리기도 하고 며칠전 베낸 둑의 싱그런 풀냄새를 맡으며 체육공원에 왔는데 아니, 이렇게 황당한 일이.

 농구장 바닥이 온통 폐유로 뒤범벅이 돼 있었던 것.

 

     농구장 바닥이 시커먼 기름을 뒤집어 쓰고 있다.

 


 인근아파트 주민들의 야외농구장 소음 민원이 끊이지 않는다는 걸 알고 있는 나는 “드디어 올 것이 오고 말았구나”라는 생각이 퍼뜩 들었다.

 집으로가 아침을 먹고 아들,딸과 함께 디지털카메라를 들고 농구장으로 다시 왔다.

 

 

     “아빠,누가 이런짓을 했어요”

     농구장 바닥을 바라보며 한숨을 쉬는 아이들.

 


 농구장에 뿌려진 기름은 자동차 엔진오일 같기도하고 하여튼 시컨먼 걸로 봐서는 폐유임에 틀림 없었다.

어찌나 많은양을 쏱았는지 하늘이 비칠 지경.

 폐유는 농구장 한개면을 엉망진창으로 만들었는데 누군가 밤새 자전거를 타고다니는 바람에 농구장 바닥은 만신창이가 돼 버렸다.


 

       폐유 위로 아이의 그림자가 투영되고 자전거 바퀴가 선명하다.

 

 

  그럼 이렇게 간큰 행동을 한 범인은 누구일까?

 일단 농구장 자로 옆 경남아너스빌 주민일 개연성이 높다.

그렇다고 이 아프트 주민을 마냥 욕할 수만 없는 속사정이 있다.

 경남아너스빌 아파트에서 20m 4차로를 건너기만 하면 남부근린공원이 나온다.


 

         잘 갖춰진 농구장 시원스런 모습이다.

 


 이 곳에는 길이 80m,너비 30m 농구장에 2면의 농구경기장이 있고 4면의 배트민터장,2면의 족구장, 음수대,화장실까지 갖춰 시민운동,휴식공간으로는 금상첨화다.


    

 

       가족들이 농구장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 곳에는 거리영화제,유치원 행사 등 소규모행사도 자주 열리는데 문제는 야간소음.

 무더위가 지독했던 지난7,8월 밤. 공원인근 아파트 주민들은

자정을 넘기기 일쑤인 농구공 소리,술마시고 떠드는 사람들 때문에 불면의 밤을 보냈다고 한다.


 

 

          농구장의 이 소리가 인근 아파트 주민을 화나게 했다.

           

 이들의 고통은 최근 양산시 홈페이지에 민원으로 올라왔다.


지난 9월2일자 양산시 홈페이지에 게재된 민원내용

  경남아너스빌 주변 농구대에서 저녁늦게까지 농구하는 소음으로 잠을 잘수가 없습니다.

 많은 민원 요청이 있어 농구장에 설치되어 있는 가로등을 소등하여 얼마정도는 조용했습니다.

 그런대 현재는 어떻게 해서 투광등을 켜서 밤12시가 넘도록 농구를 하고 있어

 많은 아파트 주민들이 소음으로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밤12시가 다되었는데도 이시간에도 농구를 하고 고성을 지르는 사람들로 인하여

 아파트 주민들은 소음 공해에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빠른 시간내 조치를 부탁드립니다.


다음은 양산시의 답변.
0 귀하께서 제기하신 농구장사용으로 인한 소음으로 줄이기 위하여

농구장내 공원등 소등시간을 조절 및 농구장의 배치조정 등 소음을 최소화되도록 조성자인 한국토지공사 양산사업단에 협조 요청하였습니다.


9월6일자 다른 민원인의 대안

농구장의 공두드리는 소리가 인근 아파트 주민에게 피해를 주고 있습니다.

대안으로 배트민턴 자리와 농구장 자리를 바꾸면 어떻겠습니까?

이러면 농구장은 학교옆 위치로 소음의 피해는 걱정하지 않아도 될것입니다.

따라서 배트민턴 자리가 아파트 가까이 오므로 그 활용도가 더 많아 질 것입니다.

다만 농구 코트는 두 면을 만들 수는 없지만 하나는 정상 코트로 만들고

나머지 두개의 백보드는 농구장 가로면에 세우면 됩니다.

하나의 코트장 안에 백보드가 네개가 공존하는 셈이 됩니다.

시설은 농구대와 배트민턴 지주 그리고 코트 라인 다시 도색하기만 하면 될것입니다.

조명시설은 그대로 있고요.

이렇게 하면 활용도가 많은 배트민턴 코드는 증가하게 됩니다.

관계자 되시는 분은 토, 일요일 저녁에 현장을 한 번 답사해 보시지요.



이번 사태를 보면서 근린공원을 조성한 한국토지공사가 설계시 아파트 근접거리에 소음 우려가 있는 농구장을 배치하지 말고 다른 녹지위주로 조성을 하지 못한 데 1차적인 책임이 있습니다.

 2차는 공원관리를 맡고 있는 양산시가 적절한 소등으로 문제를 원천적으로 막지 못한데 책임이 있다고 봅니다.

일단 일은 저질러졌습니다.

아파트 주민의 불만을 최소화하면서 농구장 등 체육시설을 야간에도 이용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해법을 찾아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