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베레스트를 정복한 이상배 대장을 마중하러 네팔 카투만두로 다시 날아왔건만 그의 하산이 예상보다 느리다.
베이스캠프에서 카투만두로 돌아오는날 마중을 나가기로 하고 무료함을 달래기 위해 가이드 밍마와 힌두교사원을 방문하다. 이름하여 퍼슈퍼더나트(pashupatinath).
인도의 생명줄인 갠지즈강 지류이자 성스러운강(江)인 바그머띠 강변에 위치하고 있다.
바그머띠강가의 힌두사원 퍼슈퍼더나트.
이 곳은 네팔내 최대 힌두사원이며 인도대륙을 통틀어서도 4대 시버사원에 속한다고 한다.
힌두교 3대신인 시버는 ‘파괴의 신'
시버는 숲을 사랑해 금뿔사슴 ‘퍼슈퍼터’로 변신해 이 곳에 살았다고 한다.
그래서일까 이곳에는 숲에 원숭이가 대량으로 서식하는데
사원안을 제집인양 마음대로 돌아다니고 있다.
원숭이와 인간이 공존하는 사원.
이 힌두사원의 압권은 뭐니뭐니해도 화장하는 모습이다.
시체 타는 냄새가 진하게 풍기는 사원안은 죽음이 주는 갖가지 모습들이 생생하다. 그리고 나에게는 하나의 충격으로 다가온다.
상류 귀족화장터,힌옷을 입은 사람들이 상주들이다.
화장장 모습은 흡사 시가지의 하천가 모습을 연상케한다.
아이들이 물놀이를 하고 어른들은 한가롭게 거닐며 여유롭게 시간을 보내고 있다.
우리나라 같았으면 상주나 문상객만 있고 일반시민은 귀신나오는 곳이라 무섭다며 얼씬도 않을텐테 ...
불타는 시체 옆으로 한가로운 사람들.
퍼슈퍼더나트에는 ‘아르여나트’라 불리는 화장터가 신분에 따라 구분된다. 2개의 다리 위쪽으로는 2개의 화장터가 있는데 상류 오른쪽은 왕족만 이용하는 것이고 맞은편은 귀족의 것이다. 위의 사진은 귀족용 화장터이다.
다리 아래로는 하층민이 이용하는 모두 7개의 화장터가 있다. 21일 내가 찾아갔을 때는 2개에 불이 타오르고 있었다.
하층민의 화장터.
이 화장터에서는 유일하게 눈물짓는 여인 2명을 볼 수 있었다. 나머지는 통곡하는 사람이 없었다.
사원을 나올 무렵,노란 실크를 덮은 어린아이 시체를 아빠로 보이는 어른이 들고 들어왔다. 엄마가 뒤를 따랐는데 이 어린 영혼이 하늘나라에서는 병 없이 행복하기를 기도했다.
이 화장터는 죽음의 미학이 있었다.
죽음이 결코 끝이 아니라 또다른 시작, 또다른 탄생이라는 믿음이 있는 것 같았다.그래서 결코 슬퍼하지만 않는 것이리라.
화장터 옆 강으로 뿌려진 꽃들은 갠지즈강으로 흐른다.
강에 뿌려진 꽃은 시버신과 관련된 것이라고 한다.
죽은자를 잘 보살펴 달라는 부탁이 아닐까.
죽은자의 재와 혼은 갠지즈강을 거쳐 바다로 가고 다시 하늘로 올라가 먼 훗날 이 땅에 다시 내려오리라.
힌두사원의 색다른 모습은 숱하게 많다.
그 중에서도 힌두교 수행자의 모습은 독특하다.
나와 사진을 찍고(위사진) 관광객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독특한 화장을 한 수행자는 수행을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관광객과 사진을 찍어주고는 공공연히 돈을 요구하는 분위기다. 나는 50 루피를 줬다.
이 사원에는 걸인이 유독 많다. 손다리 문드러진 한센병 환자에다 장님 등등.
원숭이 말고도 소가 사원안을 돌아다니며 똥을 마구 사대고
비둘기도 많은편.
참고로 이 사원은 외국인에게는 250 루프의 입장료를 받는데 힌두사원 구역 안은 신도만 출입한다.
사원 바깥에는 기념품과 시버신에게 바칠 공물과 원색의 꽃을 팔고 있다.
꽃은 강에 뿌려진다.
네팔 관광,트레킹을 하는 분들게 꼭 퍼슈퍼더나트를 방문하길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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