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초에 2박3일 일정으로 대마도를 다녀왔습니다.
부산 해운대에서 날씨가 쾌청하면 자주 봤던 섬이라서 그런지 낯설지가 않았습니다. 직선거리로 49.5km.
첫 날 대마도에서 가장 번화한 도시인 이즈하라에 도착해서 여장을 풀고 일행 5명은 바로 인근의 아리아께산(有名山) 등산을 시작했습니다.
주택가를 지나 등산로 초입에 들어서는 순간, 나를 반기는 건 황당간판. 멋진 글씨체의 한글간판이지만 내용은 충격적이었습니다.
자세히 보시겠습니다.
대밭 아래쪽으로 쓰레기를 버리지 말라는 당부.
이 나무간판이 설치된 장소는 대나무밭이었는데 하산하던 한국등산객들의 쓰레기 무단투기가 이어지자 대마도측에서 안내간판을 내건 것으로 추측됐습니다.
부끄러운 한국인의 흔적은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첫날밤 숙소에서 곤한 잠에 들었는데 갑자기 문 두드리는 소리에 놀라 깨 보니 자정을 훨씬 넘긴 시각.
다른 방 한국인 손님들이 일행을 찾느라 호텔을 누비고 다니느라 소란을 피우고 있었습니다.
제 일행이 아침에 하는 말 “우리방문을 세차게 두드리기에 문을 열고 짜증을 냈다”
둘째날 토요일에는 대마도에 무려 800여명의 한국인이 관광을 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전날 온 200여명과 당일 도착한 600여명이 합쳐졌는데 대마도 나고 한국인 관광객이 가장 많아서 숙소가 없을 정도 였다고 합니다.
한국인이 인산인해를 이루다보니 공중질서가 엉망인 것은두말 할 필요가 없겠지요.
차도를 떡하니 차지하고 일행들이 담소를 나누는 바람에
운행이 어렵게 된 일본운전자가 고함을 치는 장면도 목격됐습니다.
밤늦도록 이즈하라 거리에서 왁자지껄 떠드는 한국인이 많기도 했고.
이즈하라에는 유독 한글간판이 많았는데 잠시 감상해 보실까요.
위 사진은 노래방이 있다는 광고를 하는 안내문구.
참고로 3천엔은 한사람당 가격이니 현혹되지 말 것.
아래 사진은 생선회를 파는 어부집 내부의 한글문구.
한국인 관광객을 위한 안내글씨가 제법 많습니다.
한국인들이 수입의 상당액을 차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었습니다.
반면 한국인을 사절하는 안내글도 있었습니다.
분명한 차별의식인데 왠지 씁씁할 기분이었습니다.
돈 쓰고도 욕 먹는 느낌이니
자그마한 이 음식점은 한국인 관광객 폭력사건을 이유로 한국인은 사절한다는 안내를 하고 있습니다.
한국인 끼리의 폭력인지, 한국인과 일본인의 싸움 때문인지가 궁금했습니다.
한국인 사절 다른 가게 안내문구.
이 식당은 종사자들이 한글을 못하니 손님으로 못받겠다는 이유를 내걸고 있는데 이는 표면적인 것이고 실상은 양국간의 미묘한 정치적인 이유 때문으로 추정됐습니다.
기분파가 많은 한국인들이 매상에 큰 도움을 줄 것임에도 사양하는 것은 한국인들의 거친 행동이나 “대마도는 우리땅”이라는 주장 등에 시달리지 않겠다는 의도로 보였습니다.
대마도는 과거 부산항에서 하루 한편의 여객선이 운항을 했으나 관광 시즌에는 최대 3회로 증편될 만큼 한국인 관광객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지난해부터는 한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대형 쇼핑몰까지 운영되고 있습니다.
저렴한 가격에 대마도 관광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어나고 관광수익을 증대시키려는 일본측의 욕구가 맞아 떨어지니 한국인 관광객 증가는 계속될 것입니다.
그러나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하는 예의를 갖추지 못하고 마구잡이로 행동하면 불필요한 분쟁이 생길 수도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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