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방문기

알라스카 라이밍 - 맥킨리 이야기2 -

양산 작은 거인 2008. 6. 20. 09:54
 

 

 

세계7대륙최고봉을 향한 도전


 북미최고봉인 알라스카의 맥킨리(6194m)는 한국인으로서 에베레스트를 처음 오른 고상돈,일본의 산악영웅 우에무라 나오미가 정상정복 후 하산하다 사망할 정도로 악천후가 심한 곳이다.

 

 영하 40도의 혹독한 추위와 강풍, 갑자기 시계제로의 화이트아웃현상으로 인해 사고발생률이 높아 악명 높은 봉우리이다.

 

 알라스카는 미국이 1867년 720만달러(약80억원)의 가격으로 러시아로부터 구입하여 1959년 49번째 주가 된 곳이다. 당시 미국인들은 쓸모없는 동토라며 비판을 했지만 지금은 세계가 가장 부러워하는 자원의 보고가 되었다.

 

 1920년부터 이 빙토에서 황금이 발견됐고 엄청난 원유와 천연가스, 목재 등으로 인해 동토(icebox)는 곧 금광(golden box)로 변했고 미국의 북방을 지켜주는 전략상 요충지이다.

 

알라스카는 거대한 산맥과 수많은 강과 호수로 이루어진  지구상에서 보기드문 하나의 자연 학습장이다.

 

 2008년5월4일 주로 현대자동차산악회원으로 구성된 북미최고봉 원정대는 타이베이를 거쳐 알라스카 앵커리지공항에 도착했다.

 

 1시간 이상을 달려 도착한 와실라산장에서 시차적응과 함께 식량과 장비를 구입하며 이틀을 보냈다. 다시 서쪽으로 1시간반도 이동하여 카힐트나라에서 경비행기를 타고 40분만에 데날리국립공원의 랜딩포인트라는 베이스캠프에 도착했다.

 

 공원순찰대에서 썰매를 지급받아 한명당 60kg 정도의 짐을 꾸려 산악스키로 걷고 또 걸었다. 비탈진 설사면에서 아래로 처지는 썰매를 가까스로 끌어가는 악전고투를 벌이며 캠프3에 도착했다.

 

 여기서부터 3중으로된 등산화에다 열두발 아이젠 그리고 무거운짐을 지고 서로의 안전를 위해 8미리 로프로 몸을 서로 묶어서 가는 다이나믹빌레이 등반으로 모터싸이클힐을 향해 힘차게 올라갔다.

 

 정말 호흡이 잘 맞아야하는 팀웍등반의 형태다.  윈디코너라는 바람통로를 지나가는데 정말 칼바람이 얼마나 후리치는지 얼굴을 들지 못할 정도렸다. 각오는 했지만 너무춥고 손발이 시려왔다. 카메라에 설산풍경을 담고 싶지만 꺼집어내기가 싫을정도였다.

 

  맥킨리등반은 극지방이라서 고산병도 잘걸리지만 특히 동상과 저체온증에 걸리기 쉬운곳이라 충분한 수분을 섭취하고 보온에 각별히 신경써야 하는 곳이다 .

 

 그리고 혼자서 짐운반과 등정을 해야하는 전형적인 알파인스타일을 요구하는 곳이다.포기하지않고 최선을 다하는 등반으로  진정한 알피니즘을 체험하고픈 마음이 간절해졌다 .


 등반이 시작 10일후 우린 악전고투 끝에 전진캠프라 할수있는 맥킨리시티 또는 메디칼캠프라 부르는 해발4300 미터의 빙하위에 캠프4를 구축했다.

 

 이제 하이캠프 하나만 더설치하면 정상으로 갈수있지만 하이캠프는 이번등반의 승패를 좌우하는 만큼 기상예보를 알아보기도 하고 짐도 줄이면서 8명이 팀웍을 다졌다.

 

  헤드월이라부르는 설벽은 경사도가 50도나 됐다. 등반로프와 하강로프를 데날리국립공원에서 설치해 놓았지만 우린 100퍼센트 믿기가 어렵다고 생각하고 안자일렌을 한 상태에서 확보와 등반이라는 연속동작으로 침착하게 등반을 펼쳐나갔다 .

 

 첫날등반은 회오리성 강풍으로 헤드월에 올라서는데 너무 고통스럽고 견디기가 힘들었다. 5월18일 정상등정을 위해 전대원이 캠프4를 출발했다.  엄지손가락바위라 부르는 위시덤을 지나고 믹스클라이밍으로 암릉을 타고 넘어 해발5300미터 설원에 더디어 캠프5를 구축했다. 

 

  마지막 캠프안에서 침낭도 없이 입은 옷 그대로 하룻밤을 지낸 후 5월19일 오전 11시에 정상을 향해 출발했다.

 

 급경사 설사면을 지나 악전고투 끝에 데날리패스 구간을 거쳐 정상가까이 갔다고  생각했는데 풋볼필드라는 축구장만한 넓은 설원이 나타났다.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잠을 설치는 바람에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었다. 이제부터 정상까지는 아무도 모르는 힘, 제3의 힘으로 오를 수밖에 없었다.

 

  마지막캠프를 출발한지 10시간 만에 드디어 우리들은 등반의 꽃이라 부르는 북미최고봉 맥킨리 정상에 발자국을 남기게 되었다. 우린 산에 오르는 과정과 정신이 중요하다는 것을 산의 정상에서 터득하게 되었고 산짐승이 되었다가 다시 산사람이 되어 사람사는 동네로 내려왔다 .

 

 끝으로 저희 원정을 도와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이상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