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소식

나쁜 중국인 ~조선족 소매치기당한 사연~

양산 작은 거인 2008. 10. 20. 12:44

 

  나쁜 중국인

~연변귀향한 조선족노동자 돈털려~

 저희 회사엔 중국 연변 출신의 조선족근로자인 최성암씨(34)가 있습니다. 이달초에 휴가를 얻어 고향으로 귀국했다 일터로 돌아온  그는 지금도 속앓이를 하고 있습니다.

 "고향 연변은 사람살 곳이 못되는 것 같다"며 한숨을 푹푹쉬지요.

 

 *공장에서 일을 하던 중 찰깍.

 

 최성암씨가 충격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는 것은 2년만에 귀국한 고향에서 피같은 돈을 소매치기 당해서이기 때문입니다.

 

 그는 중국의 장기간 휴일 기간인 지난10월1일 인천공항에서 비행기를 타고 중국 연변의 연길에 도착,10일후에 귀국을 했습니다.

 그런데 고향에 도착한 첫날 연길시의 최대 번화가인 서시장에서 소매치기를 당해 중국돈 700 위엔화(13만원 상당)와 한국 출입국관리사무소에서 발행한 외국인근로자 취업허가서를 잃어버린 것입니다.

 

 천신만고 끝에 귀국한 그에게 자초지종을 들어보니 중국에 도착한 첫날 서시장에서 사장인 저에게 잘도착했다는 전화를 거는 도중에 누군가 잽싸게 손가방을 열어 훔쳐갔더라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로 북적대는 서시장

 

 그돈은 성암씨가 2년전 중국을 출발할 때 지녔던 200위엔에 이번에 귀국하면서 환전한 500위엔 등 모두 700위엔입니다. 이돈은 중국에서는 한달치 월급입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어머니 드리려고 가져갔던 한국돈과 여권은 큰가방 안에 들어있어 큰피해는 막을 수 있었습니다.

 

 귀국 후 사정을 들어보니 연변에는 절도가 심하다고 합니다.

2006년9월말에 백두산 가는길에 연길 서시장을 둘러봤던 저는 당시 찍었던 사진을 기억하며 성암씨 말이 사실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서시장 대형 상가 계단에 서있던 팻말

 성암씨의 돈을훔쳐간 사람은 누구일까요?

당연히 중국 사람, 그 중에서도 한족이라고 합니다.

 

 어리숙한 조선족이 여행가방을 들고 있으니 소매치기 눈에는 한국에서 큰돈 벌어 왔다는 걸 쉽게 짐작할 수 있었을 겁니다.

 

 성암씨는 말에 의하면 연변의 도둑은 거의가 한족이랍니다.

 조선족은 목소리가 크고 다혈질이라서 싸움은 많이 하지만 정작 도둑질은 안한답니다. 반면 한족은 겉으로는 조용한 것 같지만 과감하게 절도행각을 벌인답니다.

 

 길림성 동부의 조선족 자치주인 연변은 인구 219만명에 조선족 인구비중은 38%. 조선족들이 한국 근로자 취업이 증가하면서 반대로 한족 이주가 늘면서 범죄도 증가하고 있답니다.

 

 즉각 회사에 보고를 못하고 며칠간 고민하던 그가 늦게사 소매치기를 당했다고 전화를 해오는 바람에 회사는 발칵 뒤집혔습니다.

성암씨가 귀국길에 문제가 있을까봐 "혹시 인천공항 검색대에서 취업허가서 없다며  입국 못한다고 하면 회사로 전화해라"는 등의 당부를 했었는데 다행히 탈없이 들어왔습니다.

 

그는 출근해서는 저에게 심한 꾸중을 들어야했습니다.

"바보 멍청이"라고요.

제게 욕을 실컷 들어도 삽니다.

 

 *출국전 여행 정보를 가르켜 주었다.

 

 

 *공항 입출국 알아둘 사항을 적었다.

 

 생전 처음 비행기를 타는 성암씨가 미아가 될까봐 출국전에 저의방으로 불러서 입출국 수속,비행기 타는 방법 등을 상세히 설명해 줬지요.

"여권과 돈을 조심하라,가방에 넣어 배앞에 두고 다녀라"라는 당부를 하고 또 했습니다.

 관리부장 역시 "조심하라"는 말을 수없이 했지요.

 그런데 이런 일을 당했으니.....

 

 성암씨는 지난해 11월에 우리회사에 취업했습니다.

2년전 집판돈까지 합쳐 우리돈 1천300만원의 사례비를 주고 취업연수생 신분으로 큰돈을 벌려는 꿈을 안고 배를 타고 한국을 왔습니다.

 

 어느 제지공장에서 일을 했는데 한국인 근로자들이 툭하면 욕을 하고 업신 여겨서 퇴직금도 안받고 나왔습니다.

 오갈데가 없자 과거에 자신과 일했던 우리회사에 공무팀장에게 전화를 해왔습니다. 불쌍히 여긴 공무팀장이 제게 채용을 부탁했습니다.

"잘못되면 당신 책임이다"며 공무팀장의 약속을 받은 후 일을 시켰는데 기대 이상으로 일을 잘했습니다.

 

 전회사에서 떼먹으려던 퇴직금 140만원을 대신 받아줬고 월세 10만원 짜리 방에 살던 것을 한달전에 회사의 임대아파트에 살게 해줬습니다.

 

 성암씨는 맏아들로 연변에 홀로되신 어머니가 있습니다.

4달전 어머니가 대장암으로 투병중이시라는 얘기를 공무팀장으로부터 듣게됐습니다.

 

 그의 고민이 커지는 걸 알고 회사에서 여행경비를 보태줘서 고향에 다녀오도록 했습니다.

어머니가 갑자기 돌아가시면 영영 불효자가 될 것 같아서 여름휴가 대신 고향방문을 추진했지요.

비행기표를 구하고 출입국관리사무소에도 미리 다녀왔습니다.

마지막으로 저는 그의 어머니께 편지를 섰습니다.

저는 고1 아들을 두었으니 타국에 아들을 보낸 어머니의 심정을 쉽게 알 수 있으니까요.

 

 *내가 보낸 편지를 들고 사진한컷.

 

 62살 어머니는 원래 병약해 왼쪽눈이 결막염이 있고 설사가 심하고 장이 좋지 않은 걸 방치했다가 대장암을 얻었습니다. 3년 정도 밖에 못 산다는 데 맏아들마더 타국에 있으니 그 그리움은 얼마나 절절 할까요.

해서 저는 편지를 쓰기로 마음 먹었지요.

 

 성암씨는 현재 요양원에서 투병 중인 어머�게 한푼이라도 많은 돈을 주고 싶었을 겁니다. 그런데 손재수를 당했습니다.

 이런 어려운 가정의 돈을 훔친 나쁜 중국인.

 어째 범인 찾아 벌줄 방법 없나요?

다음은 편지 내용입니다.

 

최성암군 어머니 박옥순 여사님 안녕하십니까.

저는 아드님이 일하고 있는 원광개발 사장 이종국입니다.

건강이 좋지 않다고 성암군이 늘 걱정하고 있는데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지요.

몇 달전 회사의 다른 간부로부터 성암이 어머니의 몸이 많이 아프시다는 얘기를 전해듣고 저도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성암이 어머님께 제가 이렇게 편지를 쓰는 것은 멀리 한국에 나가서 고생하는 성암이 생각에 밤잠을 설칠 어머님께

그런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씀을 하고 싶어서입니다.

~중략~

일을 하면서 성암이가 매우 건실한 청년임을 알게됐고 중국의 어머님께 조금이라도 많은돈을 보내기 위해 매우 절약하는 것도 알게됐습니다. 그래서 회사일을 조금더 시켜주고 월급을 많이 받을 수 있게 해주고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성암이는 회사의 그 누구도 중국동포라고 함부로 대하지도 않고 한국 본토사람과 동등하게 대우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박옥순 여사님.

모처럼 큰아들과 해후하시게 됐으니 모자간에 오순도순 그동안 못다한 말씀 나누시고 즐거운 시간 보내시기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치료도 꾸준히하시고 마음을 푸근하게 드셔서 아픈몸을 빨리 낫기를 바라겠습니다.

현재로서는 어머니가 아프지 않는 것이 큰아들을 도와주는 것임을 명심하시가 바랍니다.

성암이가 한국으로 돌아오면 열심히 일해서 돈을 모을 수 있도록 사장인 제가 돌보도록 하겠습니다.

다시한번 빨리 쾌차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8년 9월28일. 원광개발 대표이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