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참패가 노무현 살렸다
4·29 재·보궐선거 0:5 여당참패.
냉정한 민심이 노무현 전대통령 목숨을 살렸다.
2009년4월30일은 우리역사에 또다시 치욕스런날로 기록될 것입니다.
재임중 뇌물을 받은 혐의로 노무현 전대통령이 검찰에 소환조사를 받습니다.
*검찰 출두위해 경호용 버스에 오르기 직전의 노전대통령
(머니투데이)
노무현 전대통령이 무거운 발걸음으로 검찰로 향하고 있습니다.
서울로 이동하는 버스 안에서 강도 높은 조사를 받는 대검 중수부 특별조사실
안에서 잠시 휴식하는 동안 “내자신이 구속될까”라는 찹작한 심정에 마음이 복잡해질 것입니다.
* 천근같은 침묵을 싣고 달리는 버스
대다수 국민 역시 과연 노무현 전대통령이 구속영장이 청구돼 전두환,노태우 전대통령에 이어 3번재로 전직대통령이 뇌물사건으로 감방신세를 질까 궁금해하고
있습니다.
언론에서도 포괄적뇌물죄가 어떻고 100만 달러,500만 달러는 당시 대통령이던 노무현을 염두에 둔 뇌물이지만 그 같은 사실을 인지했느냐,범죄사실 입증을 위해 박연차 회장과 노무현 전대통령과의 대질신문이 이루어질 것인지 등등에 대한
분석기사가 줄을 잇고 있습니다.
검찰이 과연 노 전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할까요?
저의 대답은 NO입니다.
이번 사건은 너무 복잡하게 보면 머리가 띵해지고 판단하기 어렵기 때문에
단순명료하게 해답을 찾아야할 것입니다.
제가 이처럼 구속까지는 가지 않을 것이라는 명쾌한 답변을 내놓는 것은
현재 위기에 처해 있는 여권 즉 한나라당과 청와대의 처지 때문입니다.
가장 확실한 대답은 바로 하루전에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결과입니다.
여당인 한나라당은 0:5라는 참패를 당했습니다.
역설적으로로도 남의 불행(여당,청와대)이 나의 행복(노무현)이 된
순간입니다.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로 닥쳤을 때의 분위기란.
* 어이쿠,이를 어째.
선거 개표방송을 지켜보는 여당 대표의 표정은 모든 것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물론 검찰 수사는 피의자의 범죄구성 요건 즉 범죄사실만을 따져 사안이 중하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불구속 수사 또는 무혐의 처분하면 됩니다.
대한민국 검찰이 전직대통령을 소환한다면 분명히 구속사안이 맞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나 검찰총장과 법무부장관은 대통령으로부터 임명을 받는지라 청와대의 뜻, 여당의 뜻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노무현 전대통령의 사법처리 수준을 결정해야 합니다.
여권에서는 말이야 "검찰이 전적으로 판단할 문제"라고 천명하지만 그말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일 국민은 없습니다.
여권의 현재 속내는?
“국민의 삐친 마음을 어떻게든 풀어줘야한다”는 절박함 그 것입니다.
등돌린 국민의 정서는 이번 재·보궐선거에서 분명하게 드러났습니다.
여당의 참패 원인에 대해 언론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최근 '박연차 리스트' 등을 매개로 사정정국을 주도하는 데 대한 반감, 국정운영 독주에 대한 견제심리 등이 작용한 것”이라는 해설을 내놨습니다.
저도 이 견해에 동의합니다.
개인적으로 경주와 부평 을 두 곳 중에 한 곳은 건질 것으로 봤습니다.
그러나 결과는 빈손.
여당이 국회의원 선거구 5곳 중에 한명의 당선자도 못냈다는 것은 극단적으로 말해 “보기싫다”는 국민반감이 얼마나 극심하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국민이 “경제살리기는 어디가고 여권이 친이니 친박이니 싸움질이나 하고 누가
죄가 있니 없니 맨날 사정피로감만 주느냐”라는 불만이 극명한데 노전대통령을
처단에 집착하는 모습마져 보인다면 역풍을 맞을 우려가 높다는 생각입니다.
해서 칼을 빼든 검찰이 노무현 전대통령의 범죄사실도 어느 정도 확신하겠지만
적당한 수준에서 마무리하자는 결론을 낼 것이라는 추론입니다.
정치는 생물입니다.
언제든 모양새가 바뀌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오늘밤까지는 철옹성 같은 틀이 잡혀 있다가도 하룻밤새 뒤집어지는 경우가 허다하지요.
둘째는 노무현 전대통령의 조신한 처신이 불구속의 명분에 도움을 준다는 것입니다.
그는 봉하마을 출발전 포토라인에서 “면목이 없습니다. 실망시켜드려 죄송합니다”라며 국민에게 사죄 했습니다.
반성하는 모습을 보인 것입니다.
* 사과의 말을 전하는 노 전대통령
저는 전날 선거에서 여권이 참패해 심란한 상태일 때 노 전대통령이 고개 숙여 국민에게 사죄하는 타이밍이 어쩌면 이렇게 절묘할까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현 대통령과 여권이 선거참패로 기분이 상해 있는 이 시점에서 또다시 싸움닭의 본연모습으로 돌아가 일전을 불사한다면 구속영장 청구는 면하기 어려울 겁니다.
그러나 적당히 타협하려는 노 전대통령의 일단의 자세를 엿볼 수 있습니다.
세 번째는 소위 박연차 리스트에 등장하는 여권인사 특히 이명박 대통령 측근인사에 대한 사법처리문제가 남아 있기 때문입니다.
노 전대통령을 구속수사한다면 이 대통령 측근에 대한 구속도 불가피할 것입니다. 천신일,이종찬씨 등을 적당하게 봐 준다면 민심은 또다시 등을 돌리게 될 것입니다.
노 전대통령을 불구속한다면 이 대통령 측근도 불구속하기 쉬울 것입니다.
네번째는 여권은 내실을 다져야한다는 현실에 닥쳐 있어 노무현 전대통령 단죄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된다는 때늦은 후회를 했을 것이라는 점입니다.
한나라당은 끊임없이 친이,친박세력간에 알력이 있어왔고 청와대도 박근혜 전대표를 파트너로 인정하지 않아왔습니다.
해서 여권은 반쪽짜리 세력에 그쳐왔지요.
그 결과는 이번 선거에서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특히 선거여인 박근혜의 존재감,어쩌면 신비감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기도 했지요.
경주에서는 친박인사 죽이기에 앞장선 것으로 지목됐던 대표적인 친이계 인사 정종복씨가 또다시 낙선 했습니다.
대통령 친형 이상득씨의 친박계 정수성씨 사퇴압력설이 불거지자 “정치의 수치”라는 한마디만 박근혜씨가 했을 뿐인데
결과는 예상을 깨고 정수성씨의 여유로운 승리로 마무리 됐지요.
친박세력에 대한 현실을 인정하지 않고는 앞으로 어떤 힘도 쓸 수 없다는 한탄을 하게 될 수 밖에 없습니다.
싫어도 안고 가야된다는 말이지요.
마지막으로는 검찰의 처한 문제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 뇌물수사에는 거의 박연차 회장 진술에 의존해왔습니다.
확실한 증거가 없는 상태에서 여러정황만으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가 법원에서 기각되면 음모가 개입된 수사라는 역풍을 맞게될 것 입니다.
또한 법원은 구속영장 발부 시 '증거 인멸,도주의 우려가 있는가'를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지요.
대통령을 역임한 사람이 도주하지는 않을 것이고 증거도 인멸할게 별로 없을 것이니 법원은 기각을 하기 너무 쉬운 영장이 될 것이라는 고민도 검찰이 강경하게 나오기 어려운 형상입니다.
노무현 전대통령이 불구속될 것이라는 저의 도발적인 분석이 어떤 결과로 예상
맞추기를 할지 모르겠지만 정치인들이 국민들의 걱정을 덜어주고 경제살리기에
올인해주었으면 하는 마지막 말을 꼭 남기고 싶습니다.
국민은 바보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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