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이야기

딸과 편지로 소통하다

양산 작은 거인 2009. 2. 25. 12:13

 

 

딸과 편지로 소통하다

 

 제게는 이번에 초등학교를 졸업한 딸아이 다영이가 있습니다. 올해로 14살이 되지요.

어찌나 애교덩인지 우리가족의 활력소 그자체입니다.

 

 

 

 

*똑소리나는 다영이

 

 공부도 잘하고 무엇보다도 꾸미기를 즐겨합니다.

 자신은 화가나 선생님이 되고 싶답니다.

 지난2월19일 졸업식 때 저는 회사일로 모임이 있어 못가고 엄마와 오빠,이모,외숙모가 참석했지요.

 요즈음 졸업식은 옛날 우리 어릴적과는 달리 슬픔,눈물은 없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축제같은 느낌이 듭니다.

 

 

 

* 졸업식 노란 후리지아를 든 다영이

 

 딸아이 졸업식에 못가는 대신 아빠는 2장의 편지를 썼습니다.

 1시간 동안 컴퓨터로 써서 서울 인사동에서 몇 년전에 구입한 연분홍 편지지를 출력해 봉투는 직접 붓펜으로.

 

 

 

* 졸업축하 편지를 작성하다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단락을 옮겨보면

"다영아. 앞으로 너는 이 세상의 최고(最高)가 아니라 최선(最善)이 되주길 바란다. 모든 방면에서 가장 잘하는 사람은 너무나 외롭고 그 걸 지켜내기위해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한단다. 그래서 그런 어려운 길 보다는 어떤일에 부닥쳤을 때

"다영이만이 해낼수 있다"는 주변의 인정을 받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이 것은 인간의 따스함이 배여있기도 할테이지.

다영이는 늘 최선의 사람이 돼야할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아름다운 마음씨, 긍정적인 자세,열정적인 일욕심,남을 위한 배려 등을 길러야 할 것이다.

성공한 인생을 사는 사람은 단번에 이룩하는 것이 아니라 부단한 노력의 결과라는 것을 잊지 말거라."

 

 이 편지를 아내를 통해 딸에게 전달하라고 했는데 가족,친지가 함께간 초밥집에서 아들이 편지를 읽어주었는데 딸과 아들이 눈물이 글썽하더라는군요.

 아빠의 애절한 바램이 아이들 가슴에 항상 남아 있길 바랄뿐입니다.

 

 졸업식 전날 늦게 집에 갔더니 딸아이 책상에 편지가 놓여 있더군요. 담임에게는 편지지를 ,친한 친구 3명에게는 도화지에 글과 그림으로 꾸미고 까만 리본으로 돌돌 말았더군요.

 

*사진을 찍으니 딸아이가 얼굴을 가렸다

 

 유독 한친구에게 보내는 편지 앞글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내가 힘들때 기꺼이 어깨를 주던"

 어떤 친구인지 모르겠지만 다영이가 어렵고 힘들 때 많은 도움을 줬던 모양입니다.

 저는 특별한날이면 아들,딸에게 편지를 서는데 딸도 제게 쪽지와 편지를 써주곤 하지요.

 

 지난 16일이 제생일 이었는데 다영이가 쪽지선물을 줬습니다.

 

 

 

*예쁘게 포장한 쪽지

 

 손바닥만한 포장지 속에는 쪽지편지와 1만원 지폐 한 장이 들어 있었습니다.

 

 

 *딸아이의 이쁜 글

 

 공주님 작은 멘트는 지친 저에게 큰힘이 됩니다.

열심히 일해야하는 이유가 하나 더 생겼습니다.

 해서 회사 제 책상의 지난2009년 말에 받은 다영이 편지 옆에 반듯하게 끼워 넣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