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소식

에베레스트도 감동한 국내산악인의 우정

양산 작은 거인 2006. 5. 19. 17:28

 

 - 정상등정 포기하고 조난 산악인 2명 살려 -


 히말라야 에베레스트 등정에 나섰던 국내 산악인들이 등정을 마치고 하산하던 여성산악인을 포함해 다른 국내원정대원 2명의 목숨을 살리기 위해 정상공격을 포기한 채 응급구조 후 하산을 도와 진한 감동을 주고 있다.

 

 화제의 주인공들은 ‘중동고 100주년 기념 에베레스트 원정대(대장 지훈구)’

 

 

* 중동고 원정대 베이스캠프.


 현지시각 18일 오후9시께 에베레스트 정상공격에 나섰던 2차 공격조 6명(대원3명, 셀파3명)은 캠프4를 출발해 30여분 진행 중 의식을 잃고 쓰러진 ‘2006 경남 에베레스트원정대'의 곽정혜 대원(26)을 발견했다.

 

 여성인 곽 대원은 전날인 18일 오전 단독으로 에베레스트 정상정복을 하고 하산하다 조난을 당했던 것.

 

*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곽정혜 대원.


 발견 당시 곽 대원은 산소마스크 배낭 등의 장비가 없는 상태여서 조금만 늦어서도 영원히 얼어 죽을 운명이었다.

 

 중동고 원정대는 이같은 위급한 상황을 실시간 무전으로 베이스캠프에 전달한 후 결국 최인수 대원(38), 박재우 대원(33) 2명은 정상공격을 포기했다.이명호 대원(38)만 정상도전에 나선 것. 

 

   산악인의 진한 희생정신이 세계최고봉 에베레스트(8848m)는 물론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에 큰 감동으로 울려 퍼지는 순간이었다.

 

 눈물을 머금고 등정을 포기한  2 대원은  경남 곽 대원에게  산소공급 등의 응급조치를 한후 캠프4로 후송 하였다.

 

 중동고원정대는 이미 지난17일 오후 신장섭 대원(44)이 에베레스트 1차 등정을 성공한 후 2차 공격 중이었다.

 

 

* 중동고 원정대 단체사진 (딩보체)


 또한 지훈구 중동고대장은 구조 곽 대원과 같이 등정에 나섰던 경남원정대 이상배 대장과 셀파가 실종을 알고 백방으로 노력하던 차에 정상을 향해 오르던 이명호 대원이 곽 대원을 발견한 지점보다 조금 위쪽에서  경남 이상배 대장을 발견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이명호 대원도 일단 등정을 미루고 이씨를 부축해 캠프로 내려오던 중  하산중이던 다른팀(외국팀 셀파로 추정)의 셀파 2명을 만나 도움을 요청, 캠프4로 후송하도록 조치하고 가까스로 뒤늦은 정상공격에 나섰다.

 

 그는 공격을 포기한 2사람의 힘까지 더해 서둘러 정상을 공격,결국 예상보다 2시간 늦은 현지시각 19일 오전11시께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았다.

 

 중동고원정대와 경남 원정대는 에베레스트에 비슷한 시기에 도착해 등정을 준비하면서 베이스켐프에서 라마제를 함께 지내는 등 우정을 쌓아가던 사이였다. 구조당시 처음 만난 사이가 아닌 동료인 셈. 


  한국시각 19일 오후 1시 20분 에베레스트 현지와 연락을 한 서울의 중동고 원정대 지원팀은 “조난당한 모두가 의식을 회복했다”며 “곽정혜 대원은 대퇴부를 다쳐 걷기가 어렵고 동상을 당했다”고 전했다.

 

 또한 “2차 공격조 동료 중에는 산이 좋아 다니던 직장마저 그만두고 에베레스트 등정에 나섰는데 포기했다니 할말이 없다”며 “그러나 산악인이라면 조난 산악동료를 팽개치고 가지는 못할 것이기 때문에 그들도 후회는 안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경남 양산시 아시안알파인클럽 소속으로 구성된  경남 원정대의 곽씨는 에베레스트 네팔쪽인 동남릉 루트로 등정에 성공했다.


 대한산악연맹은 19일 “18일 오후 에베레스트 동남릉으로 등정에 성공한 천안의 에베레스트원정대가 위성전화를 통해 자신들의 등정성공과 함께 경남 원정대 곽정혜 등정도 소식을 전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상배 대장이 함께 등정했는지 추후 소식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아 궁금증을 불러 일으켰는데 이같은 사고가 일어났던 것.

 

* 경남 에베레스트 원정대 3명이 베이스캠프 주변에서 훈련중인 장면. (왼쪽이 곽정혜)


 올해 에베레스트에는 국내 산악인들의 등정이 유독 몰렸는데 19일까지 9개팀 18명이 에베레스트 정상을 밟았다.


 특히 곽씨는 여성으로서는 유일하게 등정에 성공해 남자산악인들의 감탄을 자아냈으나 조난으로 천당과 지옥을 오간 셈.

 그러나 중동고 원정대의 희생으로 목숨을 살리게 돼 산악인들의 진한 우정,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아름다운 사랑을 하나 갖게 됐다.

 

  양산시 아시안알파인클럽에 몸담고 있는 곽정혜씨는 2004년 동계 아마다블람 등정에 이어 2005년 히말라야 메라피크과 몽블랑을 등정했다. 밀양 출신으로 직업은 산악가이드.

 산이 좋아 결혼도 미루고 있다.


 이번 등정을 하면서 곽씨는 고국에 보낸 소식을 통해

"등반은 추위, 허기, 체력적 한계 등의 많은 적들과 싸워야 합니다.

히말라야에서는 모든 것이 자기 자신의 책임입니다. 도전에 대한 대가로 치러야 할 고난이 많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그 최상의 결과인 ‘정상등정’을 얻게 된다면, 그것은 또한 더없는 기쁨이겠지요... 그 환희의 순간을 위해 오늘도 우리 원정대는 자기 자신과 끊임없는 싸움을 하고 있습니다." 며 등정의 고통과 끈질긴 근성을 토로했었다.


 이상배 대장, 곽씨 이승씨(52)로 구성된 히말라야원정대는 지난 3월24일 출국해 8일간의 카라반과 베이스캠프 적응을 거쳐 5월5일 캠프3 구축과 또 7980m 지점에 산소 등 정상등정에 필요한 장비를 미리 확보하는 사우스콜을 구축했다.


 그들은  폭설 등의 기상악화로 장기간의 기다림끝에 당초 예정보다 5일 가량 늦은  5월18일부터 정상등정에 나선바 있다.

  당초 경남원정대는 베이스캠프에서 딩보체를 거쳐 박딩, 카투만두로 하산할 계획이었으나 현지에서 헬기로 카투만두로 돌아올 것으로 알려졌다. 귀국은 이달말로 예상된다.

 

 경남원정대의 무사귀환을 손꼽아 기다리던 양산의 산악인들은 “개교 100주년을 맞은 중동고 선후배들이 에베레스트 원정대의 희생정신에 대해 큰 자긍심을 갖게 됐으면 좋겠다”며 “그들에게 진정 경의를 표한다”고 덧붙였다. 

                                - 끝 -

 

   * 특종후기

에베레스트에서 일어난 대한민국 산악인들의 미담을 소개한 저의 글이 며칠간 daum뉴스와 블로그에서 주요기사로 소개되고 여러분들의 뜨거운 호응을 받게 된 데 감사드립니다.

 제가 확인한 바에 의하면 국내 언론사 기사를 포함해 저의 블로그 뉴스 ‘에베레스트도 감동한 국내 산악인의 우정’이 가장 먼저 소개됐습니다.

 제목은 각기 다르지만 인터넷매체,정규언론사 포함 기사게재 시각을 보면,

 -19일 오후5시28분:daum 블로그 뉴스

 -19일 오후10시18분 경향신문

 -19일 오후 11시 경남도민일보

 -20일 오전9시32분:연합뉴스

 -20일 오후1시11분: 문화일보

 -20일 오후3시19분 YTN,  등입니다.


 감동의 사연이 탄생하기까지를 소개하면 이렇습니다.

 경남 양산시 아시안알파인 소속 산악인으로 구성된 경남 원정대가 지난3월24일 에베레스트 대장정에 올랐는데 이상배 대장과의 친분이 있던 저는 자금확보에 도움을 좀 줬습니다.

 그리고 민주평화통일자문회의 양산시협의회장을 제가 맡고 있기 때문에 ‘남북통일기원’프랭카드와 정상정복시 흔들 깃발도 가져가도록 했지요.

 이상배씨가 네팔에서 보낸 엽서와 등정대의 현지근황을  근황을 이미 블로거에 올리기도 했지요.

 드디어 현지시각 지난18일 곽정혜 대원이 등정성공했다는 접하고 저는 우리시각 19일 오전11시30분께 daum 블로그에 ‘산처녀 에레레스트를 굴복시키다’라는 제목으로 경남원정대의 등정소식을 올렸습니다.이 때만해도 저는 기분이 좋아있었죠.

그런데 19일 점심을 먹고나니 중동고 산악회 회원이며 서초구협의회 이승현 자문위원께서 “곽정혜 대원이 조난당한 걸 정상공격에 나선 중동고대원이 구조한 후 조금 지나 이상배 대장도 구조됐다”는 소식과 함께“상황이 좋지 않다”는 전화가온 게 아닌가? 일면식도 없었던 이승현씨는 에베레스트 현지와 실시각으로 연락을 주고 받던 차에 곽정혜 대원이 양산출신인 걸 파악한 후 양산의 나에게 고맙게도 소식을 전해 준 것.

일단 추후 소식을 부탁한후 이상배 대장 가족에게 연락하고 나는 조바심에 어쩔 줄을 몰라했다.

 1시간 가량 지난후 이승현씨가 “구조된 2명 모두 상태가 호전되고 안전하게 하산이 가능하다”고 전해줘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그런데 구조 상황을 자세히 파악하던 나는 “2차 정상공격조 3명 중 2명이 등정을 포기하고 양산 조난자 2명을 도와 하산하고 있다”는 말에 번득 정신이 들었다.

“얼마나 준비를 하고 기대했을 세계최고봉 공격인데 다른 산악인의 생명을 구해주기 위해 포기하다니”  기자생활 15년을 하고 3년전부터 야인으로 있는 나는 그동안 죽어있던 기자정신이 불현듯 생겨 미친 듯이 중동고 원정대 소식을 검색하며 글을 쓰기 시작했다.그리고 편집은 양산시청의 최성진씨에게  부탁해 블로그에 감동의 소식을 신속하게 게재할 수 있었다.

그리고 실시각 소식을 블로그에 몇차례 보완했다.

 중동고원정대는 참으로 대단한 일을 해냈다. 그들의 1차,2차 등정성공 뉴스보다 이번의 감동적인 조난자 구조 뉴스가 언론에 대대적으로 보도된 것을 보면서 일말의 위안을 삼으시길.

 중동고원정대가 양산을 방문하면 그들의 도움을 받은 이상배 대장,곽정혜 대원 등과 함께 따뜻한 밥한끼를 꼭 대접하리라. 정말 고맙다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