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봉 히말라야 에베레스트(8848m)에는 삶과 죽음이 교차하는 무아(無我)의 세계라고 할 수 있을 겁니다.
아차하는 순간 죽음의 낭떠러지로 떨어지고 또 정상을 정복한 기쁨도 잠시, 하산하다 죽어가는 산악인이 많습니다.
정상 정복에 나서는 산악인들이 방치된 주검과 죽음의 흔적을 무시로 발견한다고 하는데
그들의 몸서리를 간접적이나마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최근 3일 사이에 에베레스트에서 조난을 당했으나 다른 등정팀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국내산악인과 도움을 받지 못해 죽어간 외국산악인의 죽음이 극명한 대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누군가 도움의 손길을 내밀었는가 아니면 그냥지나치고 말았는가하는 백지장 하나 차이지만 조난을 당한 산악인에게는 치명적인 차이일 수 밖에 없습니다.
최근 의족인 두 다리를 이용해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뉴질랜드 산악인 마크 잉글리시(47)가 전세계 언론에 감동을 주었습니다.
그런데 하산한 그가 "등정 과정에 죽어가는 산악인을 목격했으나 어쩌지 못하고 등정을 계속했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빚어지고 있습니다.
자신의 안전을 위해 또는 에베레스트 정복을 이루기 위한 일념 때문에 죽어가는 자를 방치했겠지만 이래저래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이 소식을 접하면서 며칠전 에베레스트 등정 과정에 조난당한 국내 산악인을 만나자 등정을 3명의 등정대 중 2명이 등정을 포기하고 조난자 구출에 나선 중동고 원정대의 따뜻한 마음이 더욱 빛나 보이기도 합니다.
* 에베레스트에서 국내 산악인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하산한 경남원정대원.
두 다리 모두 의족을 한 뉴질랜드 산악인 마크 잉글리스는 불굴의 투지로 지난 15일 세계 최고봉인 에베레스트 를 정복했습니다. 그런데 잉글리시가 정상 정복을 목전에 두고 정상정복후 탈진해 숨져가는 영국 산악인 데이비드 샤프(34)를 만났으나 등반을 계속했다고 뉴질랜드 텔레비전 방송에 밝혀 논란의 핵심에 놓이게 됐습니다.
그는 당시 정상 정복을 눈앞에 두고 있던 40여명의 다른 산악인들도 샤프가 곤경에 처해 있는 것을 목격했으나 모두 그냥 지나쳤다고 밝혔습니다.
셀파와 동료도
없이 단독 등정에 나섰던 샤프는 정상을 정복했으나 300m쯤 하산 후 산소통의 산소가 다 떨어지는 바람에 호흡곤란이
심해
바위밑에서 가쁜숨을 쉬며 죽어가고 있었습니다..
잉글리스의 이같은 실토에 세계 최초로 에베레스트를 정복했던 뉴질랜드 원로 산악인 에드먼드 힐러리 경은 "어떻게 죽어가는 사람을 그냥 놔둔 채 등반을 계속할 수 있었는 지 이해할 수 없다"며 분개했다 합니다.
그는 "자신의 동료 등반대원 중 누군가가 그같은 위기에 처했다면 그냥 놔두지 않았을 것"이라며 인명경시 풍조에 개탄했다는 것입니다.
하지만 잉글리스는 " 에베레스트 등정이 매우 힘든 일이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신경을 쓰는 게 거의 불가능하다"며 변명했다고 합니다.
* 세계 최초로 의족을 하고 에베레스트 등정에 성공한 잉글리시.
잉글리시는 "에베레스트에 오르는 것 자체가 힘든 일이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산을 오를 때는 거기에만 모든 신경을 집중 한다"며 "그 날 40여명의 산악인들이 에베레스트를 오르고 있었지만 샤프를 보고 손이라도 써보려고 했던 것은 우리들 밖에 없었다"며 "그는 산소도 없었고 등반에 적합한 장갑조차 없었다"며 죽은자가 무리한 등정을 한 점을 부각시켰습니다.
세계 산악인의 우상인 힐러리경은 "사람들이 우선순위를 잘못 알고 정상 정복만 눈에 보이고 죽어가는 사람은 그냥 놔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는 말을 했습니다.
또 에베레스트에서 산소사용에 대해 연구를 했던 뉴질랜드 오타고 대학의 과학자 필 에인슬리 박사는 여분의 산소통을 하나 그에게 주고 더 낮은 곳으로 옮겨다 놓기만 했다면 충분히 그를 살릴 수 있었을 것이라며 아쉬워 했다고 합니다.
한편, 샤프의 부모들은 아들의 죽음에 대해 " 다른 산악인들을 원망하지는 않는다"며 의연해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참고로 에베레스트 정상 등정 중 조난을 당했다가 중동고원정대 도움을 살아남은 경남에베레스트원정대 이상배 대장이 등정 준비 중 베이스캠프에서 적은 글을 소개하겠습니다.
" 한순간 한순간을 초긴장 속에 마의 쿰부 아이스폴을 넘나듭니다. 탐험과도 같은 등반의 연속입니다.
지난 4월 18일 아이스폴의 세락이 무너지면서 셀파 3명이 참사를 당했습니다. 그런가하면 엊그제도 아이스폴에서 셀파 6명이 눈사태에 휘말려
부상을 당했습니다. 같은 날 이탈리아 산악인은 등반 중 추락으로 머리를 심하게 다쳐 카트만두로 긴급후송되기도 했습니다.
그런 와중에 어떤
셀파는 놀라서 엉겁결에 똥을 쌌다고 하니 얼마나 놀랐겠습니까....우리도 등반을 하고 있지만, 가슴 조이며 애태우는 날이
많습니다.
* 에베레스트에서 정상 정복 훈련중인 경남원정대원.
세계의 지붕... 장엄한 히말라야!
만년설의 큰 산 앞에서 너무 힘들어
포기하고 싶은 생각도 들지만 정신을 차려 용기를 내어 봅니다. 여기는 에베레스트입니다. 평범하게는 살기 싫었기에 저에게는 완벽한 스승이요,
모험의 대상이 히말라야라는 큰 산이었습니다.
히말라야 최대의 적은 자기 자신이랍니다.
가끔
히말라야 상공을 쳐다봅니다. 구름의 빠른 이동을 보면 기운이 빠지고 겁이 납니다. 정상이라는 저 꼭대기는 과연 얼마나 바람이 쎄고.... 그리고
영하 몇 도쯤 될까..... 순간 불안과 공포감에 빠집니다. 지금도 베이스캠프는 영하 10도를 오르내립니다. 힘들어서 때로는 텐트 밖으로
나가기가 싫습니다.
세찬 바람이 부는 가운데 정상에 오르기 위한 장비점검을 해봅니다. 영하
40도에 견디기 위한 우모복과 고소내의, 오버미튼, 사지에서 살아남기 위한 고소식량, 산소와 마스크 점검 등...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는 긴장의 연속입니다.
베이스캠프 텐트는 원두막이 된 것 같습니다. 주변 빙하는 얼고 녹고를
되풀이하더니 푹 꺼져 있습니다. 모양이 엉성해 보입니다. 세월이 흘렀다는 증거겠지요... 오늘따라 마음이 착찹합니다.
우리 모두 열심히
등반하여 세계최고봉 에베레스트에 양산인의 기상을 심도록 해보겠습니다"
중동고원정대
도움으로 안전하게 하산한 경남원정대는 헬기로 카투만두로 이동해 동상전문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후 귀국을 위한 행정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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