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개인택시기사의 딸이 5·31 지방선거 당선자 중 경남에서 최연소,전국에서 3번째 최연소로 시의원에 당선됐다.
화제의 주인공은 법률을 공부하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경남 양산시 시의원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후보로 출마해 당선한 박윤정씨(27).
* 약관의 나이에 시의원에 당당히 당선된
박윤정씨
당선이 확정된 6월1일 새벽,박씨는 그동안 금지옥엽 키워준 부모님의 손을 꼭잡고 “엄마,아빠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시의원이 되겠습니다”고 다짐했다.
특히 윤정씨는 외동딸이 기죽지 않도록 어려운 형편에도 물심양면 뒷바라지를 해준 개인택시 기사인 아버지 박재길(59)와 어머니 권태숙씨(56)의
희생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열심히 일하는 시의원이 되겠다는 결심을 했다.
그러나 부모님은 기쁨보다는 철부지 딸이 나이많은 동료시의원들 틈에서 혹시 실수나 하지않을지 노심초사 “열심히 하되 어른들 잘모시고 신중하라”며 당부를 잊지 않았다.
박씨는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1번 후보로 공천됐는데 정당 득표수 2만3천590표(득표율 28.18%)로 당당히 당선의 영예를 안은 것.
한나라당이 강세인 경남지역에서 약관의 나이라 할 수 있는 20대 아가씨가 열린우리당 시의원이 된 데 많은 관심을 끌고 있다.
박씨는 지난달 초순에 개최된 열린우리당 시의원 비례대표 경선에서 만만찮은 경력을 가진 다른 2명의 여성후보자를 물리치고 1등으로 뽑히는 기염을 토했다.
* 박씨의 선거공보 모습
그동안 양산에서는 무명이었던 그녀가 여당의 비례대표 1번으로 뽑히자 의외로 보는 반응이 많았는데 열린우리당 당원들이 법대 출신의 그녀의 참신성을 높이평가,이같은 결과가 나왔다는 분석이었다.
그녀의 이력을 찬찬히 살펴보면 시의원이 될만한 기본적인 자질이 엿보인다.양산에서 1979년2월 태어나 양산초등학교,양산여중,양산여고를 졸업한 그녀는 한양대 법대를 졸업했다.
사법시험 1차 합격 후 2차 시험에서 낙방경력이 있는 그녀는 대학 1학년 때 서울 성동구에서 야학교사를 6개월하면서 소외된 이웃을 몸소경험했다.
살기가 어려워 방과후 교육 혜택을 못받고 방치된 학생들을 보면서 저소득층의 교육예산 지원 및 교육환경 개선이 시급함을 느꼈다고 한다.
열린우리당에 몸담게 된 것은 부모님이 모두 당원이었고 복지분야에서 활약하기에 적합하다는 판단에서이다.
그녀의 모교인 양산여고(현재 제일고) 은사들은 “윤정이가 3학년때 부반장을 하는 등 학교활동에 적극적이고 친구와 잘사귀는 등 활발한 아이였다”며 “특히 어머님이 3 끼밥을 정성스레 다 챙겨주고 비가 오는날 부침개를 해와 친구와 나눠먹게 하는 등 딸의 적극지원자였다”고 회고했다.
* 2001년6월 어머니와 함께 해남 땅끝마을에서
그녀가 지금 당장 가장 시급한 것은 자가용을 갖는 것. 불행히(?)도 운전면허증을 아직 따지 못해 이동에 큰불편이 예상되고 있는 것.
아빠 택시를 타고 늘상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어서 면허증을 취득 후 승용차를 구입할 생각.
박윤정씨는 시의원이 되어서 가장 노력하고 싶은 시책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노인,장애인 시설을 무조건 크게 지을 게 아니라 소규모로 지어서 그룹홈 형태로 알찬 운영을 하도록 정책을 수립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아직 나이도 어리고 사회경험도 많지 않아 시의원이라는 역할 수행을 제대로 해 낼 수 있을지 우려하는 일각의 지적이 있다는 말에 그녀는 “어린 나이에 국회에 진출해 나라의 살림을 책임지는 사람도 있다”며 일축하고 “ 아직 어리기 때문에 그만큼 활동력이 높으니 직접 발로 뛰어 시민들의 소리를 듣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끝으로 사법시험의 계속도전여부에 대해서는 "시의원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 유보하겠다"고 밝힌 그녀는 결혼에 대해서는 "아직 사귀는 사람이 없고 임기중에 결혼은 되도록 안할 생각이다"고 밝혔다.
법학도의 정치입문,4년후의 성적표가 어떨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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