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소식

천연기념물 수달 두번죽인 골프장사업자

양산 작은 거인 2006. 6. 7. 14:47
 

 

 

- 멀쩡한 수달을 없다고 우겨 -


 경남 양산시 상북면 소토리 일원에 골프장 사업을 추진 중인 사업주가 인근 하천에 천연기념물 수달이 무조건 없다고만 우겨, 부실 환경영향평가라는 질책을 받고 있다.

 

 (주)양산농장개발은 오는 2008년 9월까지 1천400억원을 들여 상북면 소토리 산 9의18 일대 172만㎡부지에 27홀 규모의 골프장을 건설키로 하고 환경·교통·재해영향평가서 공람을 실시하고 있다.

 

 문제의 요지는 고속철 터널문제로 유명한 천성산 맞은편 산록에 위치한 골프장 예정부지 인근 양산천에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이 서식하는 것이 확실시됨에도 골프장 사업주는 확실한 실태파악은 커녕 수달 존재자체를 부인하고 있는 것.


 물론 수달 서식이 확인되면 골프장 건설로 인한 생태계 파괴로 이 일대 수달이 사라질 것이라는 문제제기를 피하기 위해서이다.

 

 과연 나의 문제제기가 맞을까? 사업주 주장이 맞을까?

 

 소중한 자연생태계를 외면한 채 골프장 건설에만 급급한 골프장 업주의 잘못을 지적하기 위해 나는 수달 시리즈를 시작한다.

 

 

   # 장면 하나     


 6월2일 오전10시30분 양산시 상북면사무실 2층 회의실, 상북면 소토리 그레비스골프장 환경, 재해, 교통영향평가 주민공청회가 개최됐다.

 사업주와 3대 영향평가 용역회사 관계자, 공무원, 언론사 기자, 주민 등 130여명이 꽉차 열기로 후끈.

 


 * 골프장 3대 평가 공청회장


 골프장 건설을 무조건 반대하는 인근 대우마리나아파트, 공암마을 주민 등이 거센 반대 입장을 전달하는 가운데 마이크를 잡은 용역사 관계자는 “골프장 인근 양산천에는 천연기념물인 수달이 살고 있지않다”고 설명한다.

 그는 “인근 하천이 수심이 얇고 먹이자원이 빈약한 등 서식환경이 부적합하다”고 주장하고 심지어 “대석리 농가에서 사육중이던 수달이 일시에 방사됐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덧붙였다.

 과연 그럴까? 골프장 예정지에서 불과 200여m 아래쪽 하천은 아래쪽에 보가 있어 최대수심이 3m 에 이른다. 


 

 * 골프장 예정부지 앞 하천,이 곳 하천은 수심이 깊다.


 또한 하천에는 수풀이 우거져 수달가족이 은신하기에 적합하고 붕어,피래미 등 고기도 많아 낚시꾼과 천렵을 즐기는 시민들이 많이 몰리는 곳이다.


 

 * 낚시꾼과 시민들이 하천가에서 여가를 보내고 있다.    


 

 나는 속으로 “억지끼워 맞추기도 이정도면 거의 사기수준이다”며 탄식이 절로 나왔다.

 즉각 인근 주민들이 벌떼처럼 일어나 “수달이 살지 않는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고 주장한다.

 이번 수달조사 책임자는 층북대 생물학과 모 교수.수달조사는 5월25,26일 2일동안 인근주민 낚시군 등을 대상으로 청문조사(면접조사)까지 실시됐다. 이들의 실제조사와 설명회 발표에는 2가지 의문점이 남게됏다.

 첫재는 2일간 조사에는 실제 충북대팀은 25일 하루만 작업에 참여하고 26일은 용역회사 관계자만 작업을 했다는 것. 그러나 주민공청회에서는 마치 충북대팀이 2일 모두 작업을 벌인 것으로 말을 했다. 참석한 언론인,주민의 해석도 그렇다.

 두번째는 충북대팀은 나에게 주민들에게서 천주교공원묘지 인근,대석저수지 합류지점에서 수달을 봤다는 증언이 있었다고 알려왔으나 정작 설명회장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언급이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이로 보아 사업주와 환경영향평가 용역사는 수달 가능성을 알고도 그냥 지나갔다고 봐야할 것 같다.

 더구나 나는 양산시의 골프장 관련 부서에 예정지 인근에 수달이 서식할 가능성이 높다는 자료를 미리 제출했고 공무원은 그 자료를 참고하라며 줬다고 한다. 

  

 설명회장에서 만난 소토리 농막정식당 권정환씨(59)를 살짝 만났더니 자신의 집 옆 보(洑)에 분명 수달이 살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의 도움을 얻어 수달 존재를 역추적 할 수 밖에.

 

 


   # 장면 둘     

 

  6월7일 오전 권씨가 소개한 소토리의 한 주민집을 찾았다. 그는 인근 양산천의 보 앞 수심 1m 정도 지점에 자주 그물을 쳐서 민물고기를 잡아 먹는다고 한다.


 

 * 주민이 그물을 치는 지점


 그가 수달이 분명히 있는 이유는 자신의 그물이 찢겨간 데서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그는 저녁시간에 쵸코그물을 쳐 놓았다가 새벽에 거둬오는데 그물코가 직경 1cm 정도로 촘촘해서 고기가 걸려 죽게된다.

 그런데 야행성인 수달은 그물의 고기를 잡아먹는 과정에서 그물을 훼손, 그물 곳곳에 찢겨져 있었다.

 

 

  * 촘촘한 그물이 수달의 날카로운 발톱에 찢겨 있다.


 고기를 잡는 주민은“밤에 물속에서 수달이 불쑥 튀어나와 놀란 적이 한두번이 아니다“고 말했다.

 

 농막정 주인 권정환씨의 증언은 더욱 정확하다.야간에 식당옆 보 위로 3~4 마리의 수달이 놀기도 하고 하천 곳곳에 수달 배설물이 발견되곤 한다는 것.

 밤에 다슬기를 잡아 다슬기국을 식당 메뉴로 내놓고 있는 권정환씨는

“수경과 손전등을 이용해 다슬기를 잡다보면 가까이에서 수달이 지나가곤 한다”고 말했다.


  골프장 예정지 상류 2km 지점인 양산천과 내석천 합류지점에서는 지난1999년 그물안에 3마리의 수달이 죽은 채 발견됐고 양산천 하류에도 2001년 수달배설물이 발견됐다. 


 지난3월 사업주가 제출한 환경영향평가서 초안에는 “동식물상 조사에서 멸종위기에 놓인 종 또는 천연기념물의 서식처가 파괴되거나 훼손될 위험성이 없다(139p)”고 돼 있다.

 또한 포오류 등 육상동물 변화,대책 등에 대한 보고(143~177p)상으로도 양산천에서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에 대한 내용은 아예 누락돼 있다.

 그러나 이 일대 수달 문제는 수차례 언론을 통해 알려진바 있고 국내 문헌에서도 소개된 바 있어 부실논란이 증폭됐었다.

 

 그러자 사업주측이 이번에 상북면에서의 설명회에 수달에 대한 언급을 했으나 수박겉핥기에 그친 것.

 수달 국내 최고 전문가인 한성용 박사(한국수달연구센터 소장)은“ 골프장 공사시 장마철 또는 호우시 토사유출로 먹잇감(어류)이 사라지고 공사시의 소음,진동 등의 환경피해로 인해 수달의 터전이 위협받을 우려가 높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