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양산시 상북면 소토리 그레비스칸트리클럽 예정지 인근 양산천에 천연기념물 제330호 수달이 살고 있음이 최종확인됐다.
10일 추가 수달 배설물을 사진으로 확인한 충북대 생물학과 팀이 수달의 것임을 최종확인해 준 것.
그동안 골프장 사업자와 환경영향평가 용역사의 어정쩡한 입장으로 인해 벌어졌던 진실공방은 수달 서식을 줄기차게 주장해온 저와 주민측의 승리입니다.
일요일인 10일 오전 아들을 살짝 꼬드겨 수달 흔적을 찾으러 하릴 없이 나섰다. 차를 소토리 농막정식당에 대니 마침 주인이자 수달지킴이 권정환씨가 반갑게 인사를 건넨다.
그는 오늘 아침에도 지난번 수달 흔적을 발견한 장소를 갔다 왔단다.
“수달 발자국이 훨신 많아졌고 배설물에 고기뼈가 나타났다”는 것.
아들과 감결보의 세찬 물살을 건너 현장에 도착. 모래톱에 촘촘히 찍힌
수십개의 수달 발자국이 목격됐다.
* 모래사장에 찍혀 있는 수달 발자국.
모래톱 2곳의 중간 물줄기를 따라 지난번에 배설물을 발견했던 장소로 갔더니 민물고기 뼈와 비늘이 확연히 드러나는 배설물을 발견했다.
* 고기 뼈와 비늘이 세세하게 드러나는 수달 배설물.
냄새를 살짝 맡아보니 역한 비린내가 났다. 틀림 없는 수달 배설물이다는 확신이 들었다.
지난번 수달 배설물 사진을 확인한 충북대 생물학과 천태영 박사는
“비늘이나 어류골격 잔여물 등이 보이질 않아서 보내준 사진만으로는 수달이라고 단정하기에는 어렵다”며 “수달 배설물을 비린내가 난다”고 나에게 알려왔었다.
사진을 찍은후 비닐봉지에 발견된 배설물을 수거해왔다.나는 이 배설물을 양산시와 낙동강유역환경청에 제출,당국이 천연기념물 제33호인 수달에 대한 현장조사와 함께 대책을 요구할 계획이다.
가까운 모래사장에는 몇시간 전에 싼 것으로 추정되는 수달배설물 특히 오줌이 눈길을 끌었다.
* 몇시간전에 싼 것으로 보이는 수달배설물.
들어온 길을 다시 나가는데 불법 설치됐던 그물이 버려진 것이 발견됐다. 이런 그물이 남아 있다면 수달에겐 치명적일 수 밖에 없다.
* 아들이 폐그물을 들어 보이고 있다.
권정환씨에게 내가 조사한 내용을 부연설명한 뒤 양산시청 평통협의회 사무실로 가 자료정리를 하는데 일반전화가 울렸다.
전화를 한 분은 아침에 배달된 국제신문에서 기사를 봤다며 전화번호를 물어물어 전화를 했단다.그의 수고로움이 어찌나 고마운지.
상북면 양산천 일대에서 관급공사를 하고 있다는 김모(52)씨는 “상북면 양산천에 수달이 있는게 확실하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7일밤과 8일 새벽 사이에 양산천에서 낚시를 하는데 수달이 오리를 잡아먹으려 마구 다니는 과정에 물결이 생겨 고기가 도망을 가 겨우 붕어 한 마리만 잡았다”고 주장했다.
사진을 이메일을 통해 충북대 천태영 박사와 한국수달연구센터 한성용 소장, 그레비스컨트리클럽 환경영향평가 용역사인 동우환경평가 관계자 3명에게 각각 보낸 후 확인을 바란다는 연락을 했다.
먼저 동우환경평가 관계자는 추가확보된 사진에 대한 확인을 요구받고 “수달 배설물이 맞다고 얘기하지는 못하겠다”면서도 “국내 수달 최고전문가인 한성용 박사나 충북대 천태영 박사가 수달의 것이 맞다면 수용을 하겠다”며 어정쩡한 태도를 보였다.
그리고 몇시간 후 충북대 천태영 박사에게서 연락이 왔다. 그는 용역사인 동우환경평가로부터 수달조사를 의뢰받았던 당사자이다.
답변은 “사진상으로 수달 배설물이 확실하다”는 것.“정밀조사를 하게될 때 이 선생님께 연락을 드리겠다”고 했다.
드디어 수달 존재가 최종확인되는 순간, 왠지 힘이 쭉 빠졌다.
골프장 사업자가 처음부터 적극성을 가지고 수달 존재를 시인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인근 주민들의 반발을 우려해서 무조건 덮으려고하는 사업자,사업자 입에 맞춘 환경영향평가서를 제출하기 위해 양심을 저버린 평가업체,이들의 부도덕성 때문에 자칫 보금자리를 잃을 뻔한 수달.
수달이 말을 할줄 안다면 우리에게 어떤 한탄을 했을까? 부끄럽다.
앞으로 나는 수달의 정밀조사를 당국에 요구하고 주먹구구식 환경영향평가를 하는 골프장 사업자의 부도덕성을 응징하고자한다.
나의 수달사랑은 이 순간 완결편이 아니라 현재진행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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