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천에 없다던 수달 흔적이 발견됐다. 그럼 수달이 하늘에서 떨어졌나 땅에서 솟아 났나.
경남 양산시 상북면 소토리 일대에 그레비스 골프장 건설을 추진 중인 (주)양산농장개발측이 인근 양산천에 천연기념물 제330호인 수달의 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했으나 수달 존재를 확인하는 결정적인 증거가 확인됐다.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8일 오전8시께 소토리 농막정식당 권정환씨(59)로부터 전화가 왔다. “수달 흔적을 발견했으니 빨리 와보라”는 것.
수달 존재를 역추적하기 위해 그에게 양산천을 잘 살펴보고 흔적이 발견되면 즉각 연락달라는 부탁을 한지 사흘만이다.
차를 몰아 식당에 도착하니 상북면사무소 공무원 2명과 권씨가 대기하고 있었다. 비옷으로 갈아입고 장화를 신은 후 양산천으로 갔다.
* 수달흔적이 발견된 감결보 아래 갈대군락 섬.
감결보(洑) 아래쪽에서 허리까지 차오르는 물을 건너 현장에 도착하니 곳곳에서 수달이 살고있는 흔적이 발견됐다.
먼저 물가에는 수달이 먹다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고기 창자,아가미가 확인됐다
* 물가의 고기 창자
또한 수달 가족이 마구 싸버린(?) 배설물이 3~4곳에서 발견됐는데 밤새 싼 것으로 추정되는 배설물도 있었다.
* 3일정도 지난 것으로 추정되는 배설물
특히 발자국 중에는 큰 것은 7~8cm,작은 것은 3~4cm였는데 수달 3~5마리 일가족이 서식하는 것으로 추정됐다.
* 어린 수달로 추정되는 발자국
수달 흔적은 골프장 예정지에서 직선으로 1km 하류인 양산천 중간의 모래톱 (섬) 곳곳에서 발견됐는데 이 곳은 갈대가 무성하고 양옆으로 수심이 깊어 사람들의 발길이 잘 닿지 않아 수달이 서식하기 적합한 곳이다.
그런데 그레비스골프장 사업자인 (주)양산농장개발은 지난2일 상북면회의실에서 개최된 환경·재해·교통영향평가 주민공청회에서는 수달흔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힌바 있다.
사업주는 지난 5월25,25일 2일동안 골프장 인근 양산천 수계 반경 4km에 대한 수달조사에서 아무런 흔적을 반견하지 못했는데 △수심이 얕고 △먹이자원이 빈약 △서식환경이 다소 부적합 한 등의 영향으로 수달이 서식할 개연성이 적다고 설명한 것.
나는 확보한 사진을 국내 최고 수달 전문가인 한성용 한국수달연구센터 소장과 골프장 사업주의 수달조사 팀장인 충북대 생물학과 천태영 박사에게 보냈다. 그들은 “사진만으로는 수달 흔적이라고 단정적으로 확인하기 어렵다”는 대답을 해왔다.
또한 확인을 요구받은 양산농장개발은 용역을 맡았던 동우환경평가 관계자와 8일 오후 현장을 확인했다. 이들은 “수달 흔적일 개연성은 있으나 확정적으로 맞다고 말할 수는 없다”며 애매한 태도를 보였다.
그러나 밤새 사업주의 태도는 돌변했다.내가 양산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예고하자 밤새 대책을 세운 것.
나는 9일 오전 “수달 서식이 확정적이다”는 내용의 기자회견을 가졌다.
* 기자회견 장면
나의 기자회견이 끝나고 사업주측이 “수달 대책을 강구하겠다”는 요지의 기자회견이 이어졌다.
사업주는 미리배포한 3장 분량의 자료에서 “용역조사에서는 수달 서식이 확인되지 않았으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 수달보호대책을 수립,사업에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 사업주의 해명자료
사업주는 “수달의 흔적이 관찰되지 않고 수달을 직저 목격한 시민들의 뚜렷한 제시가 없어 금번 공청회(지난2일)에서 수달이 조사된바 없다고 했으나 수달 서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애매매호한 표현이지만 사실상 자신들의 환경영향평가가 부실했음을 자인한 것으로 보였다.
인근주민들에게 수달이 있는지 심층조사도 않고 무조건 수달이 없다고 우기다가 반증자료를 내놓자,애매한 입장을 보이는 골프장 사업자,
그들의 양심을 과연 믿어도 좋을까?
(주)양산농장개발은 오는 2008년 9월까지 1천400억원을 들여 상북면 소토리 산 9의18 일대 172만㎡부지에 27홀 규모의 골프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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