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선거가 임박하자 선관위가 후보자, 정당별 공보를 유권자 가정으로 각각 발송됐다.
두툼한 공보가 유권자 손에 쥐어쥔 후 일부 노인 사이에서는 “망측하다”며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의 남성편력(?)에 대해 볼멘소리를 하고 있다.
또한 “마누라 이쁘서 찍어주겠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하는 노인이 있는데 이같은 착각은 미혼인 박대표가 남자 후보자와 마구 찍어댄(?)사진이 결혼사진 같이 보여서 생긴 헤프닝.
이런 박근혜 대표의 결혼에 대한 오해와 혼란은 박 대표의 사진을 공보에 유독 많이 사용한 영남지역에서 심한 편.
27일 오후 친구사무실에서 평소 안면이 있는 여성분에게서“선거공보의 박근혜 대표 사진이 노인들을 헷갈리게 하고 있다”는 얘기를 전해들고 귀를 쫑긋 세웠다.
선관위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유권자를 자주 만난 그녀의 설명을 자세하게 들어보니
일견 이해가 되면서도 박 대표에게 목숨(?)을 맡기다시피할 수 밖에 없는 후보자들의 절박함에 한편으로는 씁쓸함을 지울 수 없었다.
* 경남 양산시 중앙동 유권자에게 발송된 공보 중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 사진을
종합해봤다.
그녀의 말을 종합해보면 이렇다.나이 많은 노인들 상당수가 한나라당 후보자 공보에서
박근혜 대표 사진을 보고 젊은이들이 생각하지 못한 생뚱한 의견을 내놓고 있다는 것.
거의 모든 한나라당 후보자가 박근혜 대표와 나란히 찍은 사진을 본 노인들의 주장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진다.
하나는 “왠 여자가 이리도 많은 남자와 결혼을 했는가? 또는 마누라가 어째서 똑같은가”라는 의문.이는 부정적인 평가이다.
두 번째는 긍정적인 평으로 “마누라가 인상이 좋다”며 해당 후보자에게 표를 주겠다는
반응.
아직 공보를 보지 못했던 나는 저녁에 집에 가서 한나라당과 후보자들의 공보를 자세히
구분해 모아보았다.
참고로 경남 양산시 중앙,삼성,강서동(시의원 라선거구)의 경우 시장,도의원 각각 1명,시의원 3명을 직접 뽑고 도의원 및 시의원 비례대표 선거도 하게 돼 있다.
우리집에 배달된 각 후보자 공보 중 한나라당 소속이 보낸 것은 도지사,시장,도의원,시의원 3명,도당(도의원 비례대표) 등 모두 7장의 공보였다.
이 중 도지사 후보의 박근혜 대표 사진은 3장, 시장 후보는 2장, 나머지 공보는 모두 한장씩해 박근혜 사진은 정확히 10장.
* 7개 공보 중에 나온 박대표 사진
박 대표와 함게 찍은 사진을 자세히 보니 노인들이 헷갈릴만한 요소가 발견됐다. 지역 3명의 한나라당 시의원 출마자 중 2명의 사진 전체구도와 “3개동의 이익은 ooo가 책임지겠습니다”라는 박 대표의 문구는 글씨체마저 똑같았습니다.
* 시의원 후보자 2명의 사진 비교
시장 후보와 도의원 후보의 사진도 비슷하기는 마찬가지.
* 시장 후보와 도의원 후보 사진 비교
이들 4명의 사진을 종합하면 이렇다.
4개 사진을 보면 왼쪽에 박 대표 오른쪽에 후보자. 거기에다 박 대표 옷은 똑 같다.
전체 구도도 비슷.
28일 양산시가지를 둘러보니 한나라당 공천 후보들의 프랭카드에다 박근혜 대표와 나란히 찍은 사진이 많고 유세차량에도 박 대표 사진이 많이 걸려 있었다.
* 한나라당 양산시후원회 사무실에 걸린 걸게사진
판단력이 흐린 노인 중 일부는 박근혜 대표가 강력한 야당 대표인지, 미혼인지를 알지
못하고 “이 후보의 마누라인가 보다”이 정도로 여기고 있는데 왠걸 똑같은 마누라가 있으니 이상하다 생각할 수 밖에.
특히 선거운동 기간 중 박 대표가 피습당하자 동정론을 노린 한나라당 후보자들이 ‘전가(傳家)의 보도(寶刀)’ 로 선거공보에 박 대표와 함께한 사진을 게재함으로써 판단이 흐린 노인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주고 있는 것.
많은 후보자를 당선시키려는 한나라당과 공천을 받은 후보자들의 절박함을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공약보다는 누군가의 카리스마 또는 동정론에 의지하려는 얄팍함에 유권자들의
눈길은 곱지만은 않은 듯.
다들 이번 지방선거의 상당 부분은 박 대표의 피습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노인들은 박 대표에 대해 “부모를 비명에 잃고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을 텐데 딸도 그렇게 당하다니…”라며 동정을 하고 있다.
한나라당 압승을 이끌 것으로 보이는 박 대표는 한나라당의 잔다르크’로 각광을 받을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박 대표가 내년 대권 도전에 나섰을 때 그녀와 사진을 찍으려 길게 줄을 서고 실제로 그녀 덕을 톡톡히 본 당선자들이 과연 자신의 몸을 불살라 표를 모아줄까? 아니면 배은망덕할까?
유권자들이여, 이번 한나라당 공보사진을 잘 보고 내년 대선경쟁에서 당선자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검증해보는 재미도 있을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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